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서울로 이사를 가서는 조그마한 가겟방을 보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소년은 오늘이 지나면 소녀와 영원히 이별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소녀에게 줄 선물을 챙경 넣어 황급히 소녀네집으로 향했다.

  거의 다 온 그 때, 소녀네집 방향에서 나온 장의 대열이 보였다.

소년은 그것을 보자 가슴이 미어지고 다리가 저려 주저앉아서 한참을 있었다.

그 후에 넋을 잃은 상태로 소녀네집 앞에 왔다.

텅 빈 집을 보고서 소녀가 이미 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더 확신했다.

소년은 소녀에게 주려고 했던 선물을 그 집 앞에 남겨 놓은 후에 자리를 떠났다.

그 이후로 매년 같은 시기에 소년은 시간을 내서 개울가에 가 하루 종일 앉아서 침물하게 멍하니 있었다.

  몇 년 후......

  금년, 소년이 26살이다. 지난 날과 다름없이 개울가에 왔다.

그러나, 이번에 눈에 띈 것은 맑고 투명한 개울뿐만 아니라 굴삭기와 몇 명 보선공도 같이 보였다.

  소년은 알게 되었다. 이 마지막 추억을 간직했던 곳도 금방 없어질 것.

  "그럼 이제 내려놓고 과거와 같이 떠나게 해 줘야 될까?"

라고 생각했다.

  바로 그 때, 한 여자가 뭔가 손에 들고 허겁지겁 개울가로 뛰어왔다.

개울을 어리둥절하게 바라보며 혼잣말을 중얼중얼 했다.

  "어떡해...... 여기 진짜 이렇게 없어져 버리는 거야?"

  소년은 여자 손에 들고 있는 것을 살짝 보더니 깜짝 놀랐다.

옛날 소녀네집 앞에 남겨 놓은 선물이었다.

  "그... 그거... 선물......"

  그녀는 벌벌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시선을 옮겼다.

처음에 의혹을 플리지 않는다는 표정이고 차츰 눈이 동그래져 가며 한참 동안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여자가 먼저 입을 벌렸다.

  "이 바보! 선물을 놓기만 하고 가 버린 사람이 어디 있어!"

  알고 보니 소녀가 죽지 않았군.

그 날은 그냥 가족을 따라 웃어른의 장례에 참석했다.

집에 와 보니 소년이 남긴 선물을 발견했고 소년에게 인사하러 가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내일 이사하는 날이라서 일찍 일어나야 한다며 빨리 잠자리에 들어가라고 했다.

그러므로 소녀는 소년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서울로 갔다.

  이 날, 소녀가 어머니에게서 어떤 기업이 이 개울을 공사해 빌딘을 지으려고 하고 오늘은 바로 첫 공사 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소식을 듣자 소년이 준 선물을 챙겨서 마지막으로 보려고 왔다.

  소년과 소녀의 다시 만남. 이번에 둘이 다시 놓치지 않고 좋게 되리라 믿는다.

소나기가 내린 후 무지개가 보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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